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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TOP-TIER PARTNER, NEPES

3년물 사모채 P-CBO 발행, 표면이율 2.155%…투자비 확대로 재무악화

이경주 기자공개 2020-08-24 14:30:41

중견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기업 네패스가 5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으로 프라이머리담보부채권(P-CBO)에 편입한 덕에 2% 초반 저금리로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네패스는 최근 수년 새 대규모 증설투자를 진행하면서 재무상태가 열위해졌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수익성까지 악화됐다. 이번 사모채로 유동성 부담이 한층 완화됐다.

네패스는 20일 5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해 P-CBO에 편입했다. 만기가 2023년 8월 20일까지인 3년물이며, 표면이율은 2.155%다. 유진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했다. P-CBO는 저신용등급 개별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등을 한데 묶은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이들 기업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을 하기 때문에 저금리 조달이 가능하다.

정부는 코로나19로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신보를 통해 6조7000억원 규모 P-CBO 발행을 계획했다. 네패스가 수혜기업 중 하나다. 대규모 증설투자로 유동성 확충이 필요하던 차에 단비가 됐다.

1990년 설립된 네패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에선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라고 칭한다. 창업주인 이병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25.8%를 보유하고 있다.

주력사업은 PMIC(Power Management IC; 전력반도체)와 DDI(Display Driver IC; 디스플레이 구동칩) 후공정이다. 최신 패키징 기술인 WLP(Wafer-level Packaging)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전통 기술이 칩 단위로 패키징을 했다면 WLP는 칩으로 가공되기 전인 웨이퍼 단위에서 패키징을 하는 기술이다.

WLP는 고객사 원가절감에 기한다. 반면 기술장벽은 높다. 네패스 최대고객사는 글로벌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PMIC 패키징과 테스트 물량 대부분을 장기간 네패스가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패스는 WLP관련 증설투자로 수년 새 재무가 급격히 악화됐다. 자본적지출이 2018년 583억원에서 지난해 182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현금창출력을 웃도는 규모다. 같은 기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583억원에서 1039억원으로 늘었다.

네패스는 부족한 자금을 차입으로 확보했다. 총차입금은 2018년 말 704억원에서 지난해 말 1774억원, 올 1분기 말엔 2343억원까지 늘었다. 이 탓에 부채비율도 2018년 말 99.8%에서 올 1분기말 258.6%로 급등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수익성 악화까지 겹쳤다. 올 1분기 매출은 961억원, 영업이익은 68억원(영업이익률 7.1%)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 줄었다. 코로나19로 가동률이 저하된데다,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 부담이 커진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