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IR

GLOBAL TOP-TIER PARTNER, NEPES


[OSAT 보고서]④글로벌 팹리스 수주까지 '기술력' 입증…PMIC→AP 등 다각화 과제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패키징·테스트 외주기업(OSAT)은 유독 존재감이 약했다. 대만 ASE, 미국 앰코(AMKOR), 중국 스태츠칩팩(JCET) 등이 장악한 세계 OSAT 시장을 넘볼만한 기술도, 규모의 경제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국가적 과제인 비메모리 육성은 후공정(패키징·테스트) 생태계가 뒷받침할 때 풀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성능을 좌우할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어느 국가가 선점하느냐가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전쟁의 승패를 가를 '키'가 됐다. 취약한 후공정 생태계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삼성전자부터 OSAT 기업을 만나 현주소를 짚어보고 의견을 들어본다.


지난해 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 도약의 의지를 담아 개최한 'K-반도체 전략 보고'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네 곳이 초대됐다. 종합반도체기업(IDM)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리벨리온, 그리고 나머지 한자리는 반도체 패키지·테스트 외주기업(OSAT) 네패스가 차지했다.

비메모리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데 OSAT의 역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대 축 못지않게 중요하단 의미다. 그런데 네패스는 국내 1위 OSAT도 아니고 세계 시장점유율은 23위(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 2021년 발표 기준)에 그친다.

그럼에도 네패스가 국내 OSAT 대표주자로 주목받은 것은 네패스 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첨단 패키징 기술력 때문이다. 네패스는 세계 1위 OSAT 대만 ASE보다 먼저 팬아웃(FO·Fan-out) 패널레벨패키지(PLP)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나 삼성전자보다도 앞선 것이다.

네패스의 작년 한 해 매출 규모는 4000억원대, ASE는 12조원대로 사실 글로벌 무대에서 맞붙기엔 체급 차이가 너무 크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을 선점한 네패스가 한계를 뛰어넘는다면 한국 OSAT는 물론 시스템 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후공정 불모지에서, 대기업도 아닌 중견기업이 이뤄낸 성과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네패스의 진화, 세계적 팹리스 수주 성공

네패스는 패키징부터 테스트까지 후공정 전 과정을 '턴키(일괄수주계약)'로 제공하되 각각 자회사 네패스라웨(패키징)와 네패스아크(테스트)가 나눠 담당하고 있다. 모회사 네패스는 범핑(Bumping), 팬인(Fan-in) 웨이퍼레벨패키지(WLP) 등 패키징을, 네패스라웨는 이보다 진화한 기술인 팬아웃 패키징 공정을 맡는 식으로 이원화돼 있다.

이들 자회사는 원래 한 몸이었으나 2019년 테스트사업부가, 그 이듬해엔 FO-PLP사업부가 떨어져나왔다. 네패스는 두 사업부 물적분할 과정에서 대규모 재무적 투자자(FI) 자금을 유치했다.

삼성전자 기술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 출신 김재욱 대표가 이끄는 반도체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유명한 BNW인베스트먼트가 네패스아크와 네패스라웨 두 곳 모두 투자자로 참여해 주목받기도 했다. FI 유치로 성장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투자금으로 충북 괴산에 세계 최초의 FO-PLP 전용 팹(Fab·공장) 건설을 지난해 마무리 지은 것이다. 지난해 초엔 국내 최고 반도체 전문가 정칠희 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사장)을 회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FO-PLP vs FO WLP (출처:네패스)

'사람'과 '자본'은 네패스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네패스의 FO-PLP 기술력을 알아본 한 세계적 팹리스가 러브콜을 보냈다. 주로 삼성전자의 패키징 외주 물량을 소화해왔던 네패스가 처음으로 세계적 팹리스의 수주 물량을 받은 것이다.

ASE 등 글로벌 OSAT들도 FO-PLP 기술을 개발 중이나 실제 양산까지 성공한 곳은 현재까진 네패스가 유일하다. ASE도 지금은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WLP) 양산까지만 가능하다. 대만 기업이 장악한 파운드리와 후공정 시장에 균열을 내려면 남다른 경쟁력이 필요했고 네패스는 차세대 PLP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000년대 초반, 기존 와이어 본딩(Wire Bonding) 대신 소형·고집적 패키징을 구현할
솔더볼(Solder Ball)이라는 범프(Bump)를 이용한 범핑 공정 도입도 국내 OSAT 중 네패스가 주도했었다. 와이어 본딩은 반도체 칩과 기판 사이를 금과 구리 등으로 만든 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라면, 범핑은 웨이퍼 위에 신호 전달 역할을 하는 범프를 형성해 바로 기판과 접촉해 패키징 크기를 줄일 수 있다.

네패스 관계자는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주요 원천기술을 국산화한다는 게 네패스를 지탱하는 철학"이라고 말했다.


-하   략-


김혜란 기자


[원문보기 더벨 :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207282028450240107874&svccode=00&page=1&sort=thebell_check_time]